재일교포들 “강제북송 피해자들 포기 않을 것”

앵커: 일본에서 활동하고 있는 재일교포 북송사업 피해자들이 한국을 찾았습니다. 이들은 한국 정부가 북한 당국의 가해 사실을 공식적으로 인정한 데 대해 거듭 환영의 뜻을 나타냈습니다. 서울에서 홍승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일본에서 활동하고 있는 북송 피해자 지원단체 ‘모두모이자’가 30일 서울에서 개최한 기자설명회.

‘모두모이자’ 회원들과 북한인권단체 관계자 30여 명은 이날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위원회’ 앞에서 올해가 이른바 ‘재일교포 북송사업’이 시작된 지 65년째 되는 해라며, 피해자들이 모두 돌아오는 날까지 활동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번 기자설명회를 위해 한국을 찾은 가와사키 에이코 ‘모두모이자’ 대표는 이 자리에서 한국의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위원회’가 지난 8월 북송 재일교포와 그 후손들이 북한 정권으로부터 인권침해를 당한 사실을 공식적으로 인정한 것을 언급하며 환영 입장을 재확인했습니다. 가와사키 에이코 ‘모두모이자’ 대표의 말입니다.

가와사키 에이코 ‘모두모이자’ 대표: 이번 결정은 한국 정부의 정의에 대한 확고한 입장을 과시한 것이고, 65년이라는 긴 시간이 흘렀음에도 국민이 당한 피해 해결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북한을 비롯해 국제사회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가와사키 대표는 올해가 자신이 북한을 탈출해 일본에 입국한 지 20년째이자 한국 정부가 첫 번째 ‘북한이탈주민의 날’을 제정한 뜻 깊은 해라며, 82살이 된 지금까지 활동해온 것이 헛되지 않았음을 증명해 준 한국 정부와 동료들에게 사의를 나타냈습니다.

그러면서 모든 피해자들이 해방되는 날까지 대를 이어 활동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밝혔습니다.

가와사키 에이코 ‘모두모이자’ 대표: 자유 세계에 돌아온 것을 넘어 인간의 존엄과 인류의 평화로운 미래를 위해 대를 이어 성실히 활동해 하루빨리 북한을 해방하고 평화로운 세계를 확립하는 데 기여할 것입니다.

역시 재일교포 북송 피해자이자 ‘모두모이자’ 한국지부 대표를 맡고 있는 55살 강봉순 씨는 같은 자리에서 지금도 북한에는 고통받고 있는 피해자들이 남아 있다고 호소했습니다.

강봉순 ‘모두모이자’ 한국지부장: 저희들은 그나마 탈북해서 대한민국에서 이렇게 목소리를 높일 수 있고 맛있는 음식, 입고 싶은 것, 하고 싶은 것으로 꿈을 이루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2천 여만 명이 지금 굶주린 채 김정은의 발 밑에서 허덕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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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내 북한인권 단체들도 이 자리에서 함께 목소리를 냈습니다.

사단법인 북한인권의 김태훈 이사장은 한국 진실화해위의 지난 8월 결정을 언급하며 점차 드러나고 있는 북한 당국의 악행을 더 조명하기 위한 국제사회의 협조가 필요하다고 당부했습니다.

김태훈 사단법인 북한인권 이사장: 여태까지 소외 받고 아무도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던 재일교포 북송 사업이 불법행위이자 반인도 범죄였다는 사실이 점점 드러나고 있습니다. 더 관심을 확대해서 인권을 개선하는 운동으로 이어 가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올인모, 즉 ‘올바른 북한 인권법과 통일을 위한 시민 모임’의 오봉석 대표는 같은 자리에서 특히 한국 국민들에게 재일교포 북송 뿐 아니라 북한인권 문제 전반에 관심을 가져줄 것을 촉구했습니다.

앞서 한국의 진실화해위는 지난 8월 열린 제84차 위원회에서 북송 재일교포와 그 후손 17명에 대해 “사회생활의 모든 면에서 불이익을 받았다”며 진실규명 결정을 내린 바 있습니다.

재일교포 북송과 관련해 한국 정부 차원에서 수행한 첫 조사를 통해 내려진 결정입니다.

진실화해위에 따르면 북한 정권과 조총련, 즉 재일본조선인총련합회에 의해 북송된 재일교포는 모두 9만3천340명으로 추정됩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홍승욱입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편집 김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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